소통하면 살아간다는 것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살아간다. 서로에 대한 감정이나 생각을 공유하거나, 일을 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전략을 소통한다. 심지어 침묵하는 행위나 잠을 자는 행동까지도 모두 상대방에게 자신의 상태나 의사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이처럼 우리는 단 한 순간도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의사소통은 우리의 삶에 가장 필수적인 과정 중의 하나이다.
왜 우리는 소통을 할까?
한 마디로 우리는 혼자 독립적으로 살 수 있을 만큼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의사소통의 핵심은 서로가 원하고 요구하는 것을 공유하는 것이다.
의사소통을 의미하는 영어의 communication 역시 공유라는 의미의 라틴어 ‘communis’에서 온 말로, 인간을 포함한 생물체가 다른 생물체와 지식, 정보, 의견, 의도, 감정, 느낌 등을 공유하는 행동을 의미한다차배근, 1987.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어느 한 쪽만의 이득이나 필요를 위한 상호작용은 의사소통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쪽에 대한 속임이거나 착취이다. 왜냐하면 그 쪽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을 이용하고 속이는 상대방과 의사소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단세포의 의사소통이란?
단세포 박테리아는 집단 이주, 항생물질에 대한내성, 독성 발휘와 같은 활동을 위해 집단을 형성한다Williams et al., 2007. 우리의 치아를 썩게 만드는 플라크는 일정한 수가 모여야 활동을 시작한다. 오징어 내부의 발광박테리아 비브리오 피셔리도 수백만 마리가 모여 하나의 기관을 이룬다. 그러면 박테리아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모여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들은 정족수 감지 시스템quorum sensing system을 통해 서로 의사소통하고 협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Diggle et al., 2007, Williams et al., 2007. 이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세포는 주변에서 신호를 보내는 분자들을 축적해서 박테리아 수를 감지한 다음, 그 수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하나가 되어 조화로운 반응을 보인다.
코펜하게 대학의 미생물연구팀은 박테리아가 혼자서 움직일때보다 현력할 때 300%나 많은 성과를 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협력적인 박테리아가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공존과 소통
의사소통의 목적은 본질적으로 상대방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지금보다 좀 더 나은 공존의 관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불편한 의사소통의 사례들은 이러한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상대를 설득해서 자신의 뜻과 이득을 관철시키거나, 자신의 상한 감정을 보복하기 위한 것, 혹은 자신의 우월함이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상대를 낮추거나 무시하는 것을 소통의 목적으로 삼는 한, 안타깝게도 우리는 여전히 불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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