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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의 뇌는 문장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이야기의 심층을 살피는 데 필요한 ‘인지적 참을성’을 잃어가는 중이었다.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을 모아 문장에 집중하는 대신 표층에 머물러서 핵심만 추리려 들었다. 아이러니하지만, 최고의 독서 과학자인 울프조차 책을 읽을수록 책이 점차 어색해지는 ‘독서 소외’에 빠져든 것이다. 디지털 정보 소비에 중독된 탓이다. 상시적 주의력 결핍 상태에 놓이는 것은 현대인의 무섭고 중대한 질병에 해당한다. 이는 독서가 힘을 잃자 우리의 자연적 본성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뇌는 물렁하다.
인간의 뇌는 물렁물렁하다. 뇌에는 주변 상황에 맞추어 자신을 바꾸는 성질, 즉 가소성(可塑性)이 있다. 덕분에 우리는 학습으로 뇌를 진화시킬 수 있다. 낯선 체험이나 자극은 뇌 뉴런의 새로운 연결망을 늘리고, 자주 쓰지 않는 연결망을 퇴화시킨다.
깊이 있는 생각이 가능해지는 책
글을 읽어 지식을 얻는 일보다, 이 일을 계기로 뇌를 특정 상태로 가져가는 일이 더 중요한 듯도 하다. 생물학적 뇌를 인문학적 뇌로 진화시키는 일이야말로 독서의 진짜 효능이다. 인간은 깊이 읽을 때만 깊이 생각할 수 있다. 검색이나 영상으로는 깊이가 불가능하다. 느리고 집중된 공부를 추구하는 독서에서만 인간은 깊어질 수 있다. 그런데 ‘집중하는 뇌’를 만들기에 좋은 시기가 정해져 있다. 골든타임이 있는 것이다.
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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