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자살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우울증은 자살의 원인인가? 물론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단편적인 관점이다. 우울증과 자살의 관계는 좀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우울증이 삶에서 활력을 앗아간다면 자살은 삶을 끝내기 위해 강한 결단력과 힘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 높은 자살률에 비해 우울증 유병률이 타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낮으며, 실제 자살률은 남성에게서 더 높지만 우울증 유병률은 여성에게서 더 흔하다.
우울증은 자살의 원인이 아니다
자살예방을 위한 정신질환 역학조사에서 우울증은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사용된다. 이때 우울증은 자살의 분명한 원인이라기보다 자살과 자주 공존하는 문제로서 사용된다. 곧 우울증은 자살이라는 최종 결과의 원인이 아니라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매개변인으로서 쓰인다.
일례로 자살 관련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펴낸 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에 따르면 자살계획을 한 여성의 절반가량이 기분장애를 경험하지만, 반면 자살계획을 한 남성의 절반가량은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경험한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은 우울증과 달리 자살의 원인이라기보다는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 혹은 자살 위험을 높이는 문제로 취급된다.
"우울증 끝의 자살"이라는 말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자살의 원인이 우울증이라면, 우울증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치료를 위해 정신과에 가도 우울증의 원인은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 주로 약을 통한 증상의 완화가 치료 목표다. 자살의 원인을 우울증으로 볼수록, 여러 맥락 속 고통을 단순 개인의 치료 문제로 환원하여 자살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설명과 의미를 끌어내는 것을 막는다.
아픈 사람에게 배우라
(중략)
셋째, 고통을 이해하는 문화를 완전히 바꾸자. 이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과도 같다. 돌봄에 가장 방해가 되는 건 바로 바쁜 삶이다. 일에 치인 사람은 자기 돌봄을 비롯, 모든 돌봄에 소홀해진다. 한국은 효율과 쓸모를 중심으로 발전하며 이에 방해가 되는 모든 이들을 재물로 바쳐왔다.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며 그들도 언젠가 늙고 병든다.
(중략)
ps-
영어를 공부하러 1년정도 해외로 나갔다.
그리고 돌아와선 정말로 내가 외국인 마인드인줄 알았다.
표현하고 즐기고 그러다 졸업을 했고 쓸모에 치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애궐했다. 사회로부터,나를 써달라고
그렇다 나는 정형적인 한국인이다.
쓸모와 효율이라는 가치관을 내제된 사람이다.
그래서 불안하다.
사회로부터, 친구로부터, 내가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쓸모있고 싶어서이다.
그렇게 나의 감정은 타버렸다.
출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6091527000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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